사랑부 가정을 위한 ‘행복한 부부학교’
최난숙, 박동희, 김혜숙 성도의 아주 특별한 경험과 고백
발달장애인을 위한 예배공동체 사랑부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사랑부 가정을 위한 ‘행복한 부부학교’(이하 행복한 부부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6월 15일(토)과 16일(일) 진새골 사랑의집에서 첫 번째 행복한 부부학교가 개강했다. 행복한 부부학교는 장애인 자녀를 둔 사랑부 가정이 성경적인 교육을 통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부부와 가정이 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행복한 부부학교는 사랑부 부모들이 하나님 안에서 행복과 사랑을 다시 누리고, 자녀와 부부를 위한 아름다운 가정으로 회복되는 거룩한 장(場)이었다.
/ 김다애 기자 daa2@onnuri.org
발달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이 겪는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장애인 자녀의 주돌봄자 80% 이상이 부모인데, 그에 따른 부모의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어려움이 매우 크다. 여기에 장애가 있는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보호자 사후 자녀 돌봄에 대한 막막함도 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한 편견과 차별이 사회적 고립마저 발생시키고 있다. 뉴스에서 어렵지 않게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들의 극단적인 선택 소식을 듣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랑부 가정을 위한 행복한 부부학교가 그래서 필요하고, 중요하다. 지난 6월 15일(토)과 16일(일) 열린 첫 번째 행복한 부부학교에 참가한 최난숙, 박동희, 김혜숙 성도의 눈물과 고백이 그것을 증명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면서 정말 힘들었는데, 행복한 부부학교 덕분에 하나님께 영광을 드러내는 가정으로 회복될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그들은 축복의 통로
최난숙 성도(서초C공동체)는 장애가 있는 자녀가 하나님 축복의 통로임을 깨달았다. 사실 그녀는 아들의 장애를 세상에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했었다. 25년 전만 해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던 터라 더 힘들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들의 장애를 자연스레 세상에 드러내게 되었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다. 믿음의 성장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장애가 있는 아들 덕분에 하나님 앞에 엎드릴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행복한 부부학교가 이 사실을 재확인 시켜줬다. 특히 강미향 목사가 전한 “내가 너를 지었으니 너는 내 것”이라는 메시지에 담긴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가 회복을 도왔다. 장애가 있든 없든, 우리와 자녀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우리는 하나님이 책임지시며, 보배롭고 존귀한 자로 여기신다는 것을 확신하며 기억하게 하셨다. 그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자라는 정체성을 발견했다. 장애인 자녀는 부모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들을 하나님이 책임지신다고 선포할 수 있었다.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장애인 자녀가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더욱 힘써 양육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또한 행복한 부부학교를 섬기는 목사, 장로, 조장 부부, 교사들이 겸손한 자세로 섬기는 모습에 크게 감동했다. 자신도 어느 곳에 있든지 예수님의 모습을 드러내는 겸손한 섬김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언약결혼식’이었다. 결혼 30년이 지나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해야겠다고 계획했었는데,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언약결혼식을 하고, 부부가 함께 사진을 찍어서 무척 행복했다. 행복한 부부학교 덕분에 더 열심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가정이 되기로 결심할 수 있었다.
자녀 양육만큼 부부 관계도 소중하다
박동희 성도(양재 사랑부)는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자녀 양육만큼 부부 관계도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다. 이 배움이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받은 가장 큰 은혜다. 장애가 있는 아이는 스스로 의사결정하거나 행동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부모가 매사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힘들 때가 많은데, 주변에서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마음을 찌르는 메시지가 있었다. 바로 ‘자녀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메시지였다. 그 메시지를 듣고, ‘하나님 아버지가 내 아버지라는 것과 내 자녀도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는 통로라는 것도 배웠다. 물론 그동안 자녀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수없이 고백했지만, 결국 내 중심으로 자녀를 바라봤기에 괴롭고 힘들었음을 알게 되었다.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자녀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에 존귀한 존재이고, 그렇기에 그 자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그래서 자녀 양육만큼 부부 관계도 소중하다는 배움이 특별하고 고마웠다. 늘 자녀에게만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는데, 행복한 부부학교에 참석하면서 부부가 먼저 하나님 중심으로 바로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야 자녀도 하나님 중심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동희 성도는 ‘언약결혼식’에서 아주 특별한 고백도 했다. 아내에게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함께 하나님 안에서 가정을 이뤄서 축복의 통로가 되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부부 십계명을 함께 적고, 부부가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 되기로 기도했다. 자녀 양육보다 먼저 부부관계를 아름답게 형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이에게 하나님 축복의 통로이자 하나님의 자녀됨을 보여주는 부모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아이에게는 독립심을,
부부에게는 인정과 사랑을
김혜숙 성도(서빙고 꿈사랑부)는 남편과 함께 행복한 부부학교에 참가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선물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남편을 더 인정해 주고, 세워주는 아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아름다운 변화를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남편과 함께 교육받으면서 경험했다. 사실 김혜숙 성도는 가정의 변화를 위해서 남편과 함께 교육을 듣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부 모두에게 의지가 있어야 하고, 바쁜 남편을 교육에 참여시키는 게 어렵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과 함께 행복한 부부학교에 참가했고, 하나님 앞에서 부부 십계명을 만들고, 함께 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롭게 만든 규칙을 지키면서 부부가 함께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 것 자체가 행복이었고, 큰 변화였다, 김혜숙 성도 부부는 벽에 걸린 부부 십계명을 한 번씩 읽으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혜숙 성도의 자녀는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늦다. 육체적인 어려움도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네 살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처럼 늘 도와줘야 한다. 그 때문에 부부만의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웠는데, 행복한 부부학교에서는 아이를 따로 돌봐줘서 부부가 프로그램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세상에도 장애 아동을 돌봐주는 시스템이 있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 행복한 부부학교처럼,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쉼을 얻고, 부부가 함께 온전히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아이들을 돌보는 돌봄 프로그램이 더 많이 필요하다. 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모든 중심이 아이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부 관계가 나빠지기도 하고, 결국 장애인 자녀를 돌보다가 부부관계는 물론이고, 가정이 깨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혜숙 성도는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그동안 아이에게는 온 신경을 쓰고, 예쁘게 말하면서 정작 남편에게는 좋은 말을 해주지 못하고, 인정해주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서로를 더욱 인정해주고, 사랑해주기로 다짐했다. 행복한 부부학교에서 자녀를 따로 돌봐줘서 부부가 서로에게 집중하면서 얻은 선물이었다.
결국, 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에게 꼭 필요한 솔루션은 부부가 장애인 자녀에게서 조금 벗어나 서로를 인정해 주고, 사랑을 고백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 기회 자체가 회복이다. 아이에게만 모든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는 독립심을, 부부에게는 인정과 사랑을 선물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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