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을 위한 회복시리즈
1. 복음과 회복
2. ‘행복 QT’와 행복반
“복음(福音)을 통한 회복(回福)!”
성주명 장로, 성아나 권사가 이야기하는 회복
이 시대가 아프고,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아프다. 이 시대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통한 회복’이 필요하다. 여기, 40년 동안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복음을 통한 회복을 선물하는 부부가 있다. 성주명 장로와 성아나 권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는 기독교 상담과 소그룹, 회복사역 ‘행복반’을 운영하며 하나님만이 치유와 회복을 주신다고 믿고, 날마다 그분께 나아가고 있다. 그들 부부가 이야기하는 복음을 통한 회복이 과연 무엇인지 물었다.
/ 김남원 부장, 홍하영 기자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심각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진단을 부탁드립니다.
성주명 장로(이하 성): “지금 세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인가에 쫓겨 달리는 세대’ 같습니다. 무언가에 홀려있고, 취해있습니다. 빠르게 반응하는데 깊이가 없고, 겉으로는 웃고 즐거워 보이는데 마음이 공허합니다. 자신과의 대면을 피하거나 외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진정된 자신(true self)을 만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또 가정이 깨져있습니다. 결혼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주신 가장 놀라운 제도이며, 우리에게 주신 언약(covenant)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에 빚진 자로서 부부가 서로를 품고, 사랑하고 헌신하고, 성장을 도모하며 하나 되어야 합니다. 자녀도 하나님의 자녀임을 기억하며 키워야 합니다.”
성아나 권사(이하 아나): “한국의 체면 문화가 유독 심합니다. 그래서 남과 비교해서 내가 더 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향으로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성공물질제일주의’라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줬습니다. 잘못된 자녀 양육을 해왔습니다. 경쟁 위주 사회에서 자녀들이 더불어 사는 훈련보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품을 발전시키면서 사회성이 부족해졌습니다. 전인격적인 성장 부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체성이 잘못 세워져 있어서 부모와 사회의 기대에 못 미쳤을 때, 남과 비교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했을 때 깊은 좌절과 우울, 울분과 분노가 쌓이고, 반사화적 행동이나 중독 등에 취약해졌습니다.
가족과도 사이가 가깝지 않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자녀가 한집에 살면서도 각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돈 버는 사람이고, 어머니는 자녀를 성공시키는 사람이고, 자녀는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가족들끼리의 놀이나 여행이 너무 부족합니다. 자녀들은 공부하느라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잃어버리고, 부부는 친밀감이 없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은퇴하면 부담스러운 존재가 됩니다. 가장 가까워야 하는 부부가 시간이 갈수록 남 같아집니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우울과 이혼, 자살이 더욱 증가하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하나 됨과 기쁨, 행복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결국 고립만 남게 됩니다.
자녀들을 말씀으로 교육하고, 예수님의 제자로 만드는 일은 가정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부모가 이것을 방치하면 그 어느 곳에서도 이뤄지기가 힘듭니다. 교회가 전부 해줄 것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교회를 세우고, 선교하는 일에는 열심이었으나 가정을 세우고 자녀를 예수님의 제자 삼는 일에는 소홀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일차 사명인데 말입니다. 믿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영적으로 방치하고, 세상의 가치관으로 키우고, 좋은 믿음의 본을 보이지 못하면 자녀들을 세상에 빼앗깁니다. 믿는 부모들이 회개해야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자녀들이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필사적으로 기도하며 영적 싸움을 해야 합니다.”
특히 남성(아빠)들의 방황과 좌절, 고통이 무척 커 보입니다.
성: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교제권이 부족합니다. 특히 삶의 문제나 고민 등을 잘 나누지 않습니다. 주위에서 좋은 영향을 받기가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성장 과정에서 부모나 스승, 선배들에게 좋은 믿음의 본을 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이라도 신앙에서 오는 진실성(integrity)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교제하거나 순이나 소그룹, 신우회 등에 참석해서 멘토들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또 남성들이 열심히 사는데, 삶의 목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적인 목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목표가 필요합니다. 자신이 속해있는 가족과 공동체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헌신하고 돕는 자가 되어서 더 나은 사회를 이루기를 원한다는 등의 목표 설정과 정진이 필요합니다.”
아나: “한국 남성들이 방황과 좌절, 고통을 크게 경험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남성들을 부양자(bread winner)로만 보는 사회와 가정의 잘못된 기대 때문입니다. 늦은 취업과 이른 은퇴로 인해 빨리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고, 그 부담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이어집니다. 둘째, 일하는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직장 윤리(work ethic)나 일하는 환경이 아주 열악한 사회에서 과도한 경쟁과 여러 종류의 부당함, 언어폭력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셋째, 한국 남성에게 주어진 고정관념의 영향으로 친밀한 관계에 투자하지 않아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가족관계에서도 소원함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여기에 실패감이 더해지면 중독, 외도 등의 문제로 쉽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사실 모든 이들에게 ‘회복’이 필요해 보입니다. 구체적인 회복의 원리와 키워드가 궁금합니다.
아나: “사람들은 마음이 힘들 때 회복을 원합니다. 그래서 회복은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깨닫는 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마음의 회복이 관계의 회복을 가져오고, 관계가 회복되면 마음이 더 많이 회복되면서 상호작용합니다. 회복의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회복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회복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시고, 새롭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마음을 지으신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 마음을 우리보다 더 잘 아십니다. 또 하나님은 새로운 마음을 주시는 분입니다. 둘째, 회복을 위해 하나님께 가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토로하고,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서,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시며, 새 마음을 주십니다. 셋째, 회복은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계속 상처받고, 마음의 어두움을 경험하기에 회복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합니다.”
성: “회복의 키워드는 정체성의 회복입니다. 나는 어느 대학을 나오고, 어는 직장에 다니고, 연봉이 얼마이고, 누구의 아내이며, 누구의 남편이고, 내 부모가 누구인가가 내 정체성이 아닙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된 바로 그 사람’입니다(고전 15:10). 동시에 ‘나는 용서 받은 자, 사랑받는 자이며, 이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입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육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그 자체도 대단한 일인데 나를 위해 돌아가셨음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한 방울 피도 귀한데 무려 4리터 보혈을 나를 위해 아낌없이 쏟으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분은 나를 세세히 계획하시고, 신묘막측하게 지으시고(시 139:14), 내 이름을 그분의 손바닥에 기록하셨습니다(사49:16). 그분의 사랑이 <로마서> 8:32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이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진 사람은 흔들림 없이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게 됩니다(마 22:37~39).”
‘내가 회복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심리학, 상담학, 정신 건강 등 세상에서 활용하는 회복의 도구와 복음을 통한 회복이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성: “첫째,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님을 오해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가 자신의 육신의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는 망나니 아들이 집을 나갈 때 이미 용서하시고, 그 아들을 기다리시다가 돌아오는 아들을 보자마자 신도 신지 않고 뛰어나가 맞아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온 우주를 소유하시고, 능력의 하나님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기도를 들어주시고 축복하시는 분입니다. 우리를 향한 마음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를 야단치실 때에도, 그 마음 깊숙이에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간절히 있으십니다. 예수님을 균형 있게 이해해야 합니다. 둘째, 믿음을 실천해야 합니다. 살면서 상실감이나 거절감으로 힘들 때 우울이나 자기 연민으로 도망가지 말고, 하나님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붙잡고,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신뢰로 그분께 나아가는 믿음의 실천을 계속해야 합니다.”
아나: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잘 모르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성경을 깊이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경험이 부족해서 하나님의 잘 모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회복해 주신다는 믿음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온전한 회복을 주시는 하나님을 찾지 않고 다른 방법들을 찾아다닙니다. 심리학, 상담학, 정신 건강 등을 의지하거나 사람을 의지하고, 삶을 아주 분주하게 만들어서 마음의 고통을 잊으면 회복될 거라고 막연히 기대합니다. 그러나 그 회복은 일시적입니다. 근본적이지 못하고 표면적이어서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 수많은 노력이 교회에서 이뤄졌는데 하나님은 왜 회복을 주시지 않는가 하면서 그분을 더 오해하고 원망합니다. 상담학, 심리학이나 정신 건강에서 추구하는 회복과 치유는 그 주체가 나 자신입니다. 하나님의 개입하심과 주도하심을 배제합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나를 의지하면 근본적인 회복과 치유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복음을 통한 회복은 그 주체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이 치유와 회복을 주신다고 믿고 그분께 나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