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주요 논의 결과 및 향후 과제
2024년 9월 22~28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전 세계 200여 개 국 이상에서 총 1만 명(오프라인 5,300명, 온라인 5천 명)이 참석하며 은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복음주의 최대 회의(Congress)인 로잔은 3차 케이프타운 후 15년, 1차 로잔 이후 50년이 되어 의미 있는 대회가 되었다. 제4차 로잔대회는 우리에게 어떤 성과를 남겼고,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task)가 무엇인가?
서울 로잔대회 회의 구성과 목표
로잔대회는 지난 4월 23일 발표된 <대사명상황보고서>로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사명상황보고서(이하 대사명보고서)>와 <서울선언> 2개가 로잔대회의 공식 문서다. 대사명보고서는 2050년을 바라보며 다중심적 기독교(polycentric Christianity), 인간됨, 디지털시대 선교 등 10가지 핵심 질문을 던졌다. 2050년까지 20억으로 늘어날 중산층, 현 10억에서 2050년까지 21억 명으로 늘어날 시니어 선교 등 글로벌 선교의 변화에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이 함께(together) 협업(collaboration)할 것을 강조하였다.
<대사명보고서>의 25개 협업 갭(GAP)은 매일 오후 그룹 논의에서 다루며 사실상 핵심 논의 이슈가 되었다. 25개 주제는 ‘노인, 새 중산층, 다음세대, 이슬람, 세속주의, 최하전도종족(least reached peoples), 디지털시대 말씀, 디지털시대 교회 양태, 디지털시대 제자도, 디지털시대 전도, AI와 트랜스휴머니즘, 성정체성과 성별, 총체적 건강, 다중심적 선교, 다중심적 재원동원, 정직성과 반부패, 통합적 영성과 선교, 리더십개발, 이동하는 사람(난민/이주민), 도시공동체, 디지털 공동체, 종족주의/인종차별주의, 기독교/급진적 정치와 종교적 자유, 창조세계와 취약계층 돌봄, 사회적 신뢰와 기독교의 영향력’이다.
매일 오전 <사도행전>을 통해 말씀과 성령이 주는 메시지를 듣고, 이슈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오후에는 이슈/지역네트워크 및 GAP 논의를 하고, 저녁에는 예배와 특별순서(50주년, 한국의 밤) 등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사이사이 ‘성령강림, 선교공동체, 핍박과 선교, 일터사역과 세계 선교, 섬기는 리더십’ 발제를 듣고 테이블별 열띤 토론의 시간도 있었다. 이번 제4차 로잔대회의 목표는 새로운 선교환경에서 세계 선교를 어떻게 함께 협업하며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낼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것이었다.
제4차 로잔대회에서 발표 한 <서울선언>
로잔대회 마지막 날 발표한 <서울선언>은 복음, 성경, 교회, 인간, 제자도, 열방의 가족, 기술 등 7개 큰 주제 아래 97개 단락이 있다. 7개 주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궁극적으로 복음으로 귀결되며, 다른 6개가 복음을 떠받치고 있다. 특히 제1번을 “복음: 우리가 살고 전하는 이야기”로 해서 하나님이 성령과 말씀을 통해서 하신 창조와 피조물 변혁의 약속이 인간으로 오신 그리스도와 성령으로 성취되었고, 주를 믿는 누구나 새로운 피조물이 됨을 선포하였다. 또 성경 중심 메시지는 복음이고, 성경은 제자와 교회를 세우는 것이 목적이며, 공동체성경읽기(PRS)와 듣는 것에 헌신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전 로잔 합의 문서와는 약간 다른 형식으로 전체적으로 복음 중심의 스토리텔링이었다.
주요 이슈별 논의 사항
협업이 필요한 주요 사항의 논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중심적 선교(Polycentric Mission)다. <대사명보고서> 주요 GAP 중 하나로 포함 된 다중심적 선교는 앞으로 글로벌 또는 지역 차원에서 매우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노스(Global North)로 대변되는 서구 선교는 최근까지 신학이나 이론, 실제 집행에서 리더십을 발휘했으나 지난 케이프타운대회쯤부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교회와 선교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제 선교 중심이 이동되었다고 서구, 글로벌 노스 스스로가 이야기하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비서구권 다수세계(Majority World)는 이제 선교지에서 선교하는 역할(from mission field to mission force)로 바뀌었으며, 이제는 특정 지역만 중심이 아니라 모든 곳이 중심이 되어 각각 역량을 키워 함께 협업하자고 한다. 또한 <마가복음> 16장 15절 같이, 모든 사람으로부터 모든 곳으로 선교가 이루어져야 함도 강조되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는 지난 5월 초 방콕에서 COALA(Christ of Asia, Africa and Latin America)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글로벌 사우스의 선교 논의를 시작했다. 유럽 등 서구와도 계속해서 다중심적 협업 논의를 계속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디지털시대 선교(디지털시대 말씀, 교회 양태, 제자도 및 전도)다. <대사명보고서> 여러 챕터에서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말씀을 다루고, 어떠한 교회 형식이 필요하며, 제자훈련과 전도 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우리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때 예배, 교제, 제자훈련 등 모든 교회 활동과 사역에서 낙망적 상황이었다(이동 없는 선교는 불가능). 그러나 하나님은 디지털기술로 새 예배를 여시고, 우리가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깨달음과 방법을 주셨다. 전 세계 사람들이 줌(Joom)을 통해 사이버에서 만날 수 있기에 거기가 바로 땅끝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성정체성과 젠더다. <서울선언>은 성정체성, 결혼과 독신, 그리고 동성 성관계 등 3개 이슈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라는 주제 아래 총 15개 단락에 걸쳐 성경적으로 설명했다. 이 변증(apologetics)적 선포는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동성애 움직임에 대항할 수 있는 성경적이며, 창조 질서에 기초한 매우 중요한 대응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대응 논리의 요약은 아래와 같다. 첫째, 하나님은 남성과 여성만 창조하셨고, 성적지향성(sexuality) 왜곡에 탄식하시며, 개인이 성별(gender)을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을 거부한다. 둘째, 결혼은 하나님이 제정하신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배타적인 언약 관계이다. 셋째, 동성애는 하나님의 성에 대한 의도를 위반하고, 창조주의 선한 설계를 왜곡했다. 따라서 죄악, 회개와 제자훈련 등을 통해 그리스도와 하나님께로 돌아와 회복되길 기대해야 한다.
넷째, 이슬람(GAP 논의요약)이다. 기독교와 MBB(무슬림배경 개종자)간 협업, MBB 역량 강화, 상황에 맞는 제자양육, 글로벌동원, 꿈과 환상으로 나타나는 예수, 기도와 격려, 영적/육적 필요를 채우는 총체적 선교 등의 필요가 강조되었다. 덧붙여 MBB들이 스스로 교회를 세우고, 동족을 전도하고, 제자를 훈련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논의 결론에 공감했다.
다섯째, 난민 이주민 디아스포라다. 이동하는 사람들(People on the Move)이라는 제목으로 <대사명보고서>에도 있는 주제다. 박해를 피해 나온 난민,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한 이주민, 그리고 공동체의 장기적 이주와 정착에 해당하는 디아스포라 개념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특히 무슬림 배경이 많기에, 체류자격, 자녀교육, 일자리 등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 하나님의 흩으심과 이슬람의 한계로 인한 흔들림이 가정 단위의 회심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여섯째, 다음세대다. 다음세대 동원이 강조되었다. 2026년 12월 6~12일 브라질에서 개최하는 청년리더모임(YLG 2026)에 전 세계 많은 청년이 모여 자신들이 만들 미래 선교에 대해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26년 브라질 대회에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한국 교회와 선교, 북한 교인 핍박 종식, 복음 통일이다. 목요일 한국 교회에 대한 12개의 돌 이야기가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또 “한국 교회의 감사와 회개, 재헌신, 미래에 대한 확신이 느껴진다”(홍콩 대표), “당신들이 어디서 왔고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알게 되었다. 주를 더 진지하게 섬겨야 한다는 격려받았다. 한국 교회가 도움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돕는 나라가 된 것 보았다. 아프리카인으로서 이 교훈을 배워야 한다. 하나님이 주시는 도움은 사람이 주는 도움보다 더 복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꿔야 한다”(부르키나파소 대표) 등의 감상이 이어졌다.
<서울선언>의 북한/복음통일 단락(86번)에서는 분단된 남북에 그리스도의 평화와 빛이 임해 언젠가 하나 되기를 기도한다. 기독교 형제자매에 대한 북한 정부의 박해 종식을 촉구한다. 북한에서 방해나 두려움 없이 예수 복음이 담대히 선포되고 나타나 한반도 전체가 하나님을 알도록 세계 교회가 함께 기도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고 있으며, 언젠가는 우리가 하나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게 되었다.
앞으로의 과제와 우리의 기도
이번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주제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Declare and Display)’는 적절하고 시의성이 있었다. 주체가 교회로, 모든 선교는 교회가 핵심 동력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주제의 의미로는 ‘함께’(Together)는 ‘협업’(collaboration)으로 모든 사역은 혼자 하기 어렵고,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로잔대회를 관통하는 화두다. 또 ‘그리스도를 선포한다’는 그리스도가 십자가 구속을 통해 모든 사탄과 마귀를 멸하고(히2:14, 요일3:8), 죄와 심판과 사망의 권세를 이기셨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선포하며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도록 하는 의미이다(빌 2:11). ‘나타낸다’의 의미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온전히 달성한다는 것이다. 가르치고, 전하고, 고치시는 3중사역과 영적, 육체적 등 전인격적 총체적 구원의 의미가 있다. 하나님과 함께 먹고(계 3:20), 말씀(예수님)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며 이루시려는 은혜와 진리를 완성하는 것이라 하겠다(요1:14).
<대사명보고서> 결론에 있는 것 같이 대사명의 완성을 위해서는 <요한복음> 20장 21절 같아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내시고, 사명을 주시고,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성령을 부어주심을 깨닫고, 열방의 영원 구원을 위해 협업을 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온누리교회와 한국 교회는 <서울로잔>에서 제기된 다중심적 선교 등 글로벌 선교과제를 위해 계속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한충희 목사 (두란노국제선교회(TIM)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