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NGO 더멋진세상 사역자가 보낸 편지
“큰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프리카의 따뜻한 심장’이라고 불리는 남동부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사역 하고 있는 이석열 선교사입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54개국 중에서 최빈국으로 손꼽히는 한반도의 2/3정도 되는 작은 나라입니다. 국민 9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비옥한 땅이 부족해서 대부분 가난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2년 넘게 섬기고 있는 ‘포스트 마쑬라니(POST MASULANI)’마을은 약 700여 가구 3,00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열악한 시골 마을입니다. NGO 더멋진세상이 추구하는 사역은 CHE(Community Health Evangelism, 지역사회개발 선교)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마을의 필요를 스스로 찾고 해결하도록 도우며 개개인의 총체적 변화 (신체, 정서, 사회, 영적)를 일으켜 그 안에 복음이 녹아들게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저희는 포스트 마쑬라니 마을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농업교육과 양계, 건축, ECD(Early Childhood Development, 영유아개발) 사역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부인들에게 받는 것에 익숙해진 아프리카 사람들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잘 발견하지 못합니다.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주민들의 참여가 매번 부딪히는 가장 큰 난관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마을 주민들이 조금씩 주인의식을 가지고 마을 개발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때 성령님께서 주관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마을 주민들은 개조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형상대로 만드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산 귀한 영혼들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깨닫도록 돕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지난해 6월 포스트 마쑬라니 마을을 포함한 3개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다리공사를 했습니다. 다리가 세워지기 전에는 보건소와 시장 등의 편의시설이 있는 외부로 가기 위해서 3개 마을 주민들이 평균 8km를 걸어 다녔습니다. 유일한 지름길인 돌다리는 무릎까지 오는 얕은 도랑에 있어서 우기만 되면 인명피해가 속출했습니다. 2018년 저희가 마을에 왔을 때부터 마을위원회에서 다리공사를 간절히 요청했습니다. 저희는 “주민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알리고 주민들이 다리공사를 준비할 때까지 2년 가까이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3개 마을 주민들이 당장 공사를 시작해도 좋을 만큼 돌과 모래를 준비했습니다. 마을별로 순번을 정해서 부녀자들은 모래를 모으고, 남정네들은 돌을 깼습니다. NGO 더멋진세상에서는 공사에 필요한 자재와 인건비를 제공했습니다. 공사 뒷정리도 3개 마을 주민들이 했습니다.
마침내 지난해 6월, 3개 마을 주민들이 비가와도 걱정 없이 오갈 수 있는 다리가 완공됐습니다. 3개 마을을 관할하는 시니어 대추장이 “외부로 나가는 길이 좋아져서 마을 경제도 활성화 됐다”면서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주민들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그들에게도 마을의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기력하게만 보이는 이들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주민들을 의심했던 저희도 성령님께서 주민들의 마음을 만지시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말라위도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유입된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검사키트 부족과 방역체제가 미흡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난한 주민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 마을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계시다는 것을 신뢰합니다. 한 영혼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 땅을 위해 물질과 기도로 협력해 주시는 온누리교회 성도님들과 후원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난 4월 실시한 NGO 더멋진세상 후원약정에서 보여주신 성도님들의 사랑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현장에 있는 선교사로서 큰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든든한 지원군이 있기에 오늘도 마을로 향하는 발걸음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면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의 돌보심과 은혜 없이 된 것이 없습니다. 저희가 외롭지 않았던 것은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사역할 수 있도록 동역자들을 보내주셨고, 느리고 서툴지만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손을 잡고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늘 더 멋진 일을 하고 계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 이석열 선교사(NGO 더멋진세상)
2021-05-15
제134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