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호의 홀리바디(Holy Bady)] 선악과와 크리스천
정주호의 홀리바디(Holy Bady)
선악과와 크리스천
‘선악과가 어떤 모양이었을까?’ 또는 ‘어떤 과일일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성경에서는 선악과가 정확히 어떤 과일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학적으로는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존재한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 2:16~17).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창 3:6).
성경에서는 선악과가 ‘먹음직스럽고 보암직하며 탐스러운 과일’로 묘사될 뿐 정확하게 어떤 과일이었는지는 언급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해석을 보면 선악과의 가능성을 가진 과일을 시사해 준다. 라틴어로 ‘사과(말룸, malum)’와 ‘악(말룸, malum)’은 철자가 같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는 선악과를 사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미술 작품에서도 아담과 하와가 사과를 먹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고, 백설 공주가 마녀가 준 사과를 먹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
무화과도 가능성이 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뒤에 무화과 나뭇잎으로 자신을 가렸기 때문에(창 3:7) 일부 신학자들은 선악과가 무화과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석류는 중동 지역에서 흔한 과일이며, 유대 전통에서 지혜와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선악과가 석류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유대교에서는 선악과가 포도였다는 주장도 한다. 포도는 성경에서 종종 기쁨과 슬픔을 함께 상징하며, 노아가 포도주로 인해 실수했던 것(창 9:20~21)과 연관 짓는다.
성경에서 선악과의 정확한 종류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과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역사적, 문화적, 신학적 해석을 통해 사과, 무화과, 석류, 포도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선악과가 무엇이었느냐를 궁금해하고 집중하는 것보다 우리가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할 것은 선악과는 하나님을 향한 순종의 시험이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사실 우리는 아무런 의식도 하지 못한 채 과식과 야식, 나태와 게으름, 분노와 비난, 거짓과 위선, 욕심과 질투, 우울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포장되고, 위장한 선악과를 날마다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경건한 삶의 순종을 잃어버린 채 하나님과 나를 점점 멀어지게 만드는 일이다.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로 선한 것을 선택하고, 선하지 않은 것을 밀어낼 수 있는 마음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는 말이 있다. 나에게 불리하거나 손해가 되면 버리고, 나에게 유리한 일이면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필자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와 반대로 ‘달면 뱉고 쓰면 삼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도 있다. 약의 맛은 쓰지만,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고 어려운 일이더라도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선하지 않은 것은 나의 본능과 욕심을 따라 죄의식 없이 선택한다. 그러나 하나님에게 오는 선한 것은 항상 본능과 욕심을 거스르고, 마음의 싸움을 하며 의지를 세우고, 늘 자기 연단을 하면서 이겨내야 한다. 우리가 가면을 쓴 채 뱀처럼 유혹하는 선악과를 따먹는 아담과 하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정주호 대표 (중종로공동체, 스타트레인대표, 재활과학박사)
2025-04-26
제153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