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말씀 해설] “…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하였더니”(합 2:1).
맛있는 말씀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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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하였더니”(합 2:1).
새로운 대통령이 세워진 국가적 중대사 앞에 국론은 사분오열(四分五裂)되고, 갈등과 증오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조차 기도의 맥을 잡지 못하는 지금, 선지자 하박국의 기도를 소환해 보자.
하박국이 활동하던 시대는 사회적으로도, 영적으로도 매우 어둡고 암울한 때였다. 그가 활동하던 시기 유다의 왕은 ‘요시야’였다. 그의 선왕이었던 ‘므낫세’와 ‘아몬’은 온 나라를 우상숭배에 빠뜨리고, 하나님의 심판을 불러왔던 악한 왕이었다. 아몬이 죽은 이후 겨우 8살에 왕이 된 요시야는 아버지 아몬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나라를 통치하려 애썼다. 재위 31년 동안 퇴락한 성전을 수리하고, 우상숭배를 금지하며, <신명기> 말씀을 따라 절기들을 회복시켰다. 그러나 죄에 깊이 빠져 있었던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님께 돌이키는 일이 쉽지 않았다. 요시야 왕은 므깃도 전투에서 애굽의 ‘바로느고’에게 전사하고 말았다.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요시야 왕 이후 세워진 왕들은 하나같이 하나님께 불순종했고, 남유다는 급속히 멸망으로 치달았다. 이뿐만 아니라 북쪽에서 일어난 신흥 강국 바벨론은 앗수르를 무너뜨리고 세력을 확장해 남유다 왕국의 큰 위협이 되고 있었다.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선지자 하박국이 하나님 앞에 기도의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하나님께 질문했다.
“불의와 파괴, 폭력과 갈등이 계속되는 이 부조리한 세상을 왜 방치하고 계십니까?”
하박국의 질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질문과 다르지 않다. 오늘날 지구촌은 총성이 멈추는 날이 없고, 기근과 난민, 기후 위기와 수많은 재난이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든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지만, 여전히 세상은 불공평하고, 누군가의 성공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인권이란 이름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고, 가정의 붕괴가 가속하고 있다. 교회 역시 거룩의 능력을 잃고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어가며, 복음에 냉담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이 하박국에게 응답하신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합 2:3,14,20).
사람의 판단으로는 일이 꼬이고 엉망이 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뜻을 이루어 가신다. 하나님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과 다르다. 우리는 때로 조급해지고, 지레 포기하거나 낙심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며 반드시 역전의 드라마를 완성하신다. 아직 세상의 결론은 나지 않았다. 여전히 과정 중에 있으며, 하나님이 정하신 때는 완벽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개인과 사회, 공동체적으로 힘들고 이해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일을 마주하더라도 거룩한 성전에서 영광중에 계신 여호와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 내 이성과 마음을 흔드는 의구심, 두려움, 염려를 잠재우고 하나님을 주목하기 시작할 때 우리의 눈이 열리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그 뜻을 이루어 가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은 환경을 먼저 변화시켜 우리의 마음을 바꾸시는 분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을 먼저 변화시켜 환경을 바꾸어 가신다.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은 환경보다 우리가 먼저 변화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만 지키고 있으면 그 누구도 우리를 해칠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아들을 아끼지 않고 내어주신 분이시다. 그 누구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빼앗을 수 없다.
풍랑 이는 바다 위를 걸어오신 예수님이 괴롭게 노를 젓고 있는 제자들에게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셨다(막 6:50). 지금도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하신다. 두려워하지 말라.
이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다. “오 여호와여, 주께서 하신 일을 이 시대에 다시 새롭게 하셔서 이 시대에 알려지게 하소서.” 이집트 땅에 권능을 드러내셨던 하나님의 능력과 공의가 과거의 사건으로 그치지 않고, 이 시대에 다시 새롭게 드러나게 하실 것이다.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과 뜻이 오늘날 우리에게,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고 알려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소망을 굳게 해야 한다. 하나님만 더욱 붙들어야 하는 때가 되었다.
/ 도육환 목사(영종온누리교회)
2025-06-14
제154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