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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가기- 로잔정신과 세계관(2)] 로잔 운동은 성경적 세계관의 선포식
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가기- 로잔정신과 세계관(2)
로잔 운동은 성경적 세계관의 선포식
제4차 로잔대회가 다가오면서 지난해부터 로잔 운동에 관한 부정적 평가가 기독교 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가짜뉴스가 재생산되어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로잔 운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주류를 이루는 내용은 주로 ‘종교 다원주의’와 ‘종교 통합적 성향’, ‘성경 무오성 훼손’, ‘신사도 운동과의 연관성’과 같은 것들이다. 유튜브가 확대 재생산하는 거짓 뉴스의 일관적 성격에서 볼 수 있듯이, 거짓 뉴스 영상들은 본래의 목적과 그 내용이 미칠 역기능적 영향이나 파장과는 무관하게 자기선전을 통해 조회 수를 늘리고, 자극적 선동을 통해 알고리즘을 형성해 한국 교회 성도들을 지속적으로 유인하고 미혹하는 영적 차원을 띠고 있다. 이러한 거짓 뉴스는 단순히 정보의 왜곡 차원을 넘어 교회 생태계의 혼란을 초래하며, 변형되고 변질한 신앙을 조장한다. 로잔 운동을 비판하는 유튜버들의 문제는 성경에 대한 왜곡되고 경도된 해석과 함께 로잔 운동의 본질적 성격을 규명하는 일차문서, 즉 로잔대회의 주요 문서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읽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한 문화의 세계관은 그 문화에 속한 사회구성원의 삶을 결정하는 방식이며, 척도이다. 거대한 문화적 흐름 가운데 세대를 걸쳐 습득되고 학습되며 공유되는 세계관적 전제들은 사회구성원의 시각과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 이 점에서 교회가 복음과의 해석학적 순환을 지속하며, 올바른 성경 읽기와 건전한 신학적 해석학적 자양분을 공급받는 로잔 운동의 성격은 유튜브나 가상 공간을 떠도는 변질하고 변형된 유령 정보(deformation)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복음에 근거한 기독교 교리는 하나님 백성공동체인 교회를 세우기 위한 것이지, 해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교리(doctrine)는 이치나 원리를 의미하기에 세계관적 차원을 띤다. 올바른(orthodoxy) 교리는 <사도신경>이나 <니케아신경>처럼 그 자체로 신앙 고백적 특성을 나타낸다. 세계선교를 위해 50년 전 시작된 로잔 운동은 선교운동이며, 고백 운동이다. 그렇게 로잔 운동의 주요 대회 문서는 언약(covenant), 선언(manifesto), 서약(commitment)이라는 성경적이고, 신앙 고백적인 용어를 사용한다. 신앙은 지적인 차원 이전에 정서적 차원을 띠며, 더 나아가 신앙의 신비를 체험한 감정(orthopathy)으로 살아내는 의지적으로 올바른 삶의 실천(orthopraxy)을 지향한다. 참된 교리는 세계관처럼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닮아가며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세상을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는 성경적 지도나 안내 지침과 같다. 하나님 백성공동체를 허물어뜨리기 위해 사용되는 교리는 다분히 바리새주의적이다.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막 2:27~28)고 말씀하신다. 교리가 율법이 되어 사람을 살리고 깨어지고 분열된 세상을 악화시킨다면 복음의 본질을 상실한 것이다.
로잔 운동의 세계관은 철저하게 성경적이다. 존 스토트(John Stott)가 강조했듯이, 로잔 운동은 하나님 말씀을 경청하고, 세상의 소리를 경청하는 ‘이중 경청(Double Listening)’을 지향한다.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복음의 본질과 복음을 담는 지역의 문화적 형태를 선교적으로 숙고하는 ‘상황적 접근’은 세상에 대한 로잔 운동의 이해를 대변한다. 복음과 세상 사이에 존재하는 교회는 항상 복음에 의해 해석된 교회의 정체성과 삶의 전망을 비판적으로 고찰해야 한다. 로잔언약은 주로 신학적인 명제들을 중심으로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주제들을 제시하므로 복음주의 진영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하나님의 목적, 성경의 권위와 능력,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같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내용뿐 아니라 복음 전도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총체적 접근과 문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다루면서 이 세상이 제시하는 상대주의적이고, 종교 다원주의적 세계관에 대항하는 그리스도인의 대항문화(counter-culture)와 대항 정체성(counter-identity)을 강조한다. 케이프타운 서약은 성경의 서사적 성격을 제시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죽음, 부활 신앙에 근거해 인내의 발효로 복음을 살아낸 초대교회의 삶의 방식을 담아낸다. 성경은 창조, 타락, 구속, 그리고 새 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성경적 세계관을 제공하고, 확고한 신앙의 토대를 제시한다.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교회의 선교를 주도하며, 그 결말이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확신하게 한다. 이 이야기는 세대를 이어 전수되면서 하나님 백성의 기억과 소망을 형성하며 복음증거의 내용을 지배한다.”
케이프타운 서약은 거짓과 불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교회의 순결함(purity)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교회는 영원토록 하나님을 예배하고 영화롭게 하며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변혁하시는 선교에 참여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의 선교는 온전히 하나님의 선교로부터 나오며, 하나님의 창조세계 전체를 다루며, 그 중심이 십자가의 구속하시는 승리 위에 세워져 있다. 우리는 바로 이 백성에 속하였으며, 이 백성의 믿음을 고백하며, 이 백성의 선교에 우리가 동참한다.”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4차 로잔대회 공식 문서인 서울 선언(Seoul Statement)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으로 형성되는 본질적 변화를 제시할 것이다. 로잔대회를 내다보며, 깨어지고 분열된 세상을 향해 외치는 복음의 메시지를 듣는 귀를 열고, 그 복음을 절실하고도 치열하게 살아내려는 결심이 우리 가운데 견고하게 서기를 소원한다.
/ 최형근 목사(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 한국로잔위원회 총무)
2024-08-31
제15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