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말씀 해설]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와 그 보좌 앞에 있는 일곱 영과”(계 1:4)
맛있는 말씀 해설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와 그 보좌 앞에 있는 일곱 영과”(계 1:4)
우리 신앙생활의 본질은 하나님을 알고 그분을 알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사도 요한은 <요한계시록> 1장 4절과 8절에서 하나님을 이렇게 소개한다.
“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편지하노니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이와 그의 보좌 앞에 있는 일곱 영과”(계 1:4).
“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 하시더라”(계 1:8).
사도 요한은 하나님을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앞으로 오실 분”이라고 소개하는데, 이 표현은 단지 시간의 흐름을 설명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과거, 현재, 미래 모든 시간의 주인이시며, 인간의 역사 전체를 꿰뚫고 계시는 분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이 표현은 <출애굽기> 3장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신을 “스스로 있는 자”로 소개하신 것과 연결된다. 구약과 신약의 하나님이 동일하신 분임을 보여준다. 즉, 하나님은 어느 한 시대에 매여있는 신이 아니라 어제도 오늘도 영원토록 동일하신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다.
본문을 통해 우리는 세 가지 측면에서 영원토록 동일하신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전에도 계셨던’ 과거의 하나님으로서 우리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분이시다. 인류가 죄 가운데 빠졌을 때 하나님이 먼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출애굽의 역사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셨다.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십자가로 구원을 이루셨다. 우리가 이 구원의 이야기를 기억할 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깊은지를 깨닫게 된다. 과거의 하나님은 실패와 죄 가운데 있던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신 분이시다.
둘째, ‘앞으로 오실’ 미래의 하나님으로서 모든 악을 심판하시고, 의로운 자를 하나님 나라로 인도하시는 분이시다. <요한계시록>은 기괴한 환상과 이미지로 가득한 불안한 미래를 조장하는 책이 아니다. <요한계시록>은 악이 최종적으로 무너지고, 하나님의 공의가 완전히 이루어지는 소망을 주는 책이다. 오늘 믿음으로 인내하며 어린양의 뒤를 따라가는 자들에게 하나님이 새 하늘과 새 땅을 약속하신다. 미래의 하나님을 믿기에 우리는 현실의 고난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셋째, 무엇보다 ‘지금도 계시는’ 현재의 하나님을 강조한다. 보통의 시간순서는 과거, 현재, 미래이다. 그러나 성경(말씀)에서는 현재의 하나님이 가장 앞에 나와 있다. 이것은 단순한 시간 순서가 아니다. 하나님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계시며, 역사하고 계시는 하나님이심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의 구원, 미래의 완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 삶에 실제로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하면 신앙은 큰 의미를 잃고 만다.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
우리는 지금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야 한다. 성경 곳곳에서 자신의 사람들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계시하면서 확증한다. 결국,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얼마나 바라보고 인식하는가에 달려있다. 하나님의 임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믿음으로 바라보고 인식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로렌스 형제가 말한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 우리에게 요구된다.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의식하고,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순간순간 하나님과 동행을 연습할 때 놀라운 은혜와 평안을 누릴 수 있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며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 황신연 목사(서대문공동체)
2025-04-05
제153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