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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메디엑세스’ 첫 아웃리치] “우리는 그들과, 그들은 우리와 사랑에 빠졌다”

 2025-07-26      제15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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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건의료 플랫폼
NGO ‘메디엑세스’ 첫 아웃리치
 
“우리는 그들과, 그들은 우리와 사랑에 빠졌다”
말라위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미소 그리고 헌신 
 
온누리교회 글로벌 보건의료 플랫폼 NGO ‘메디엑세스(MediAccess, 이하 메디엑세스)’가 아프리카 말라위로 첫 아웃리치를 다녀왔다. ‘시온팀’을 주축으로 팀원 15명이 참가했다. 매디엑세스는 말라위 대양누가병원과 협력해 환자 1,130명을 진료하고, 현지 의료인 교육을 했다. 그 현장에 동행했다.
/ 김현준 기자 khj@onnuri.org 
 
‘세상에서 제일 가난하지만, 가장 행복한 사람들’
역설적인 말이지만, 말라위 사람들을 표현하는 문장이다. 말라위(Malawi)는 동남부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다. 남한보다 영토가 약 18% 크고, 인구는 약 2천2백만 명이다. 자원은 없고, 농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고 산다. 2024년 IMF 통계에 따르면, 1인당 GDP가 481달러밖에 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다. 
솔직히 말라위에 가보기 전에는 편견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가난하기에 그들의 삶은 힘들 것이고, 사람들은 불행할 거로 생각했었다. 그 편견은 아웃리치 첫날 산산 조각났다. 그들이 보여준 미소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선물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해 보였다. 그 미소와 함께 우리는 그들과, 그들은 우리와 사랑에 빠졌다.
 
끊어지는 않는 사랑의 세 겹줄,
메디엑세스, 현지 병원, 선교사 연합
 
말라위 가는 길부터 쉽지 않았다. 인천 공항에서 출발해 에티오피아를 경유하고, 콩고를 거쳐 말라위에 도착하기까지 22시간이나 소요됐다. 그 긴 시간 비행에 지칠 법도 한데 팀원들 얼굴에서 피로를 찾을 수 없었다. 육체적인 힘듦보다 아웃리치를 향한 기대감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이번 아웃리치의 특별함은 먼 곳 아프리카를 찾은 게 전부가 아니다. 기존 의료 아웃리치에서 벗어나 NGO 메디엑세스가 현지 병원, 그리고 선교사와 협력해 더욱 전문적인 의료 활동을 시도했다는 점이 가장 특별했다. 
메디엑세스는 말라위 현지 대양누가병원(Daeyang Luke Hospital)과 협력해 아웃리치를 준비했다. 대양누가병원에는 TIM(두란노국제선교회)에서 파견한 제니퍼 전 선교사(치과의사)가 1년 반 동안 사역하고 있었다. 
대양누가병원 설립 자체가 하나님의 큰 축복이었다. 2008년 3월,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에 현대식 종합병원 ‘대양누가병원’이 문을 열었다. 이 일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서울영동교회 정유근 장로의 헌신이었다. 해운회사 ‘대양상선’을 경영하던 정유근 장로가 우연한 기회에 말라위의 딱한 사정을 접하고 사재를 아낌없이 내놓았다. 그것이 마중물이 되어서 80개 병상 규모의 현대식 종합병원 대양누가병원을 설립했다. 정유근 장로는 지속적인 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현지 의료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2010년 병원 터에 3년제 간호대학을 설립하고, 의과대학과 농과대학 설립 계획까지 추진하는 등 말라위의 자립 기반을 다지는 일에 헌신했다. 2014년에는 ICT대학이 출범하며 종합대학 ‘대양대학교’로 발돋움했고, 2022년에는 경영대학을 추가로 설립했다. 대양누가병원은 현재 180병상 규모로 성장했고, 연간 환자 5만 명을 치료하는 말라위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우뚝 섰다.
제니퍼 전 선교사는 대양누가병원에서 치과의사로 근무하며 아동부와 청소년 사역, 대양대학교 학생들의 제자훈련을 도맡고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선교에 대한 비전이 매우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단기선교에 참가했다. 대학 1학년 때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로 첫 선교를 다녀온 이후 단기선교를 8번이나 더 다녀왔다. 항상 장기선교사로 섬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단기선교 갈 때마다 하나님께 “이곳이 제가 가야 할 곳인가요?”라고 묻곤 했다. 마침내 2017년, 그녀가 49세일 때 하나님이 전임선교사로 부르셨다. 제니퍼 전 선교사는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4년 동안 사역했다. 그리고 온누리교회 파송 선교사 제안을 받으면서 TIM에서 훈련하고 지난해 말라위로 파송됐다.
 
“그 이름, 잊지 않겠습니다”
 
메디엑세스 아웃리치팀원 모두가 힘을 합쳐 섬긴 곳은 수도 릴롱궤에서 차로 40분 떨어진 음세체(Mseche) 마을이었다. 대양누가병원에서 관리하는 ‘음세체 헬스센터’에서 주민들을 진료했다. 말라위 아웃리치팀은 의사 강희선(이비인후과), 김규황(정형외과), 박용원(산부인과), 박재철(정형외과), 이백권(성형외과), 정에스더(가정의학과), 정찬의(비뇨기과), 진현주(소아청소년과), 약사(조상은), 간호사(고찬영, 신은주), 비의료인(이용석, 장희영, 정의혁, 조동욱 목사)으로 구성되었다. 
사역 첫날 아침, 한국에서 가져온 짐과 현지에서 조달한 약과 물품을 준비했다. 재촉하는 사람 하나 없었지만, 팀원들 모두 이리저리 뛸 수밖에 없었다. 음세체 헬스센터 밖에 이미 수많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4시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도 있었다. 
접수팀이 서둘러 환자들을 맞이했다. 이름을 묻고, 혈압을 재고, 병세를 살피며 진료 카드에 적어주면 안내를 맡은 팀원이 각 진료과에 데려다줬다. 크기는 작아도 다양한 진료를 볼 수 있는 종합병원 부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음세체 헬스센터에서는 산부인과와 소아과 진료만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보건소까지 가려면 20km를 이동해야 한다. 보건소 가는 교통비조차 부담일 정도인데 의사를 만나고, 약을 사는 것이 그들에게 사치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병보다 돈이 더 큰 고통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디엑세스 아웃리치팀과 대양누가병원의 협력은 환자들에게 희망 그 자체였다. 
마그네스 주마(80세) 할아버지는 잃어버렸던 웃음을 되찾았다. 할아버지의 왼쪽 코안에 혹이 자랐다. 어렵게 수술받아 떼어냈는데, 어쩐 일인지 혹이 더 크게 자랐다. 숨 쉬는 게 힘들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다시 수술받을 형편이 되지 못해 방치했다. 그 할아버지가 성형외과 의사 이백권 집사를 만나서 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다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저를 수술해준 의사 선생님 이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를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메디엑세스 아웃리치팀은 3일 동안 환자 1,130명을 치료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마음을 다해 치료하고 섬겼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말라위 사람들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감사를 전했다. 근처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사라는 진료 견학을 왔다가 아웃리치 팀원들의 헌신을 목격하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 있었다.
“멀리서 여기까지 와서 말라위 사람들을 치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사람들의 헌신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이 땅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음세체 지역 추장단 대표 해롤드 칸야물라도 주민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메디엑세스 아웃리치팀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고백했다.
“이 지역에 2만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는데, 그들 모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불가능을 메디엑세스가 가능으로 바꿔주었습니다. 큰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에도 방문해주시기를 소원합니다.”
말라위 유력 일간지 <The Daily Times>, <The Nation>, 국영 방송사 <MBC>에서도 메디엑세스의 활동을 집중 보도했다. <TThe Daily Times>와 <The Nation>에서는 아웃리치 현장의 생생한 상황과 환자들의 반응을 심층 보도했다. <MBC> 또한 현지 주민들이 메디엑세스 아웃리치팀에게 인사를 전하는 장면을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무엇보다 3일 동안 메디엑세스 아웃리치팀과 함께한 제니퍼 전 선교사의 격려가 큰 힘이었다
“메디엑세스 아웃리치팀은 말라위에서 가장 소외된 이웃들을 진심으로 섬겨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사랑을 전해주셨습니다. 15명이나 되는 하나님의 가족을 얻어서 정말 기쁩니다.”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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