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예수 닮은 사람 유완열 순장의 이야기
<남을 위한 봉사와 섬김이 일상인 유완열 순장>
<유완열 순장이 요양원에서 찬양으로 섬기고 있다>
세상 문화에 찌들어 살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두 번이나 죽을 뻔한 사고를 겪으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첫 번째 사고 때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고, 두 번째 사고 때 온전히 하나님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기적 속에서 하나님을 만난 그가 이렇게 고백했다.
“덤으로 받은 인생 주를 위해 살겠습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은 수원 온누리교회 유완열 순장(64세)이다. 유완열 순장은 순원들과 공동체에서 예수 닮은 사람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무조건 달려가 섬기기 때문이다. 남의 일을 내일처럼 여기고 위로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다. 지난 22일(수)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유완열 순장을 만났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훌륭한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처럼 변변치 못한 사람을 인터뷰하겠다니요?”
유완열 순장이 처음 건넨 말이다. 그는 참 겸손하고 또 겸손한 사람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가 겸손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한 사람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 감사와 기쁨이 아무나 할 수 없는 봉사와 섬김의 동력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완열 순장은 순원들과 공동체 지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본인 일처럼 여기고 두 팔을 걷어 부친다. 달려가서 위로하는 것이 그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이다. 유완열 순장이 이렇게 열심히 봉사하고 섬기는 이유가 있다. 덤으로 받은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순간 결심했습니다. 덤으로 살게 된 인생 주를 위해 살겠다고 말입니다.”
두 번의 사고와 회심 그리고 변화
유완열 순장이 예수를 처음 만난 것은 군복무를 할 때다. 휴식시간에 평행봉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팔에 힘이 쭉 빠지더란다. 그대로 땅으로 떨어져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긴 했는데 상태가 안 좋았더래요. 정신을 못 차리고, 사람도 잘 못 알아보고, 기억도 잘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몸에 열이 많이 나고, 그런데 병명을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의가사 제대를 하고 종합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같은 병실에 입원한 다른 환자의 아들(대학생)이 병문안을 와서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더니, 저에게도 와서 기도를 해주더라고요. 그 청년이 저를 위해 두세 번쯤 기도를 해줬는데, 신기하게 몸에서 힘이 나는 걸 느꼈어요. 그 청년의 기도로 제가 나은 겁니다. 그렇게 제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기도의 힘으로 병이 낫고, 예수를 믿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도루묵이 되어버렸다. 유완열 순장은 세상 문화에 흠뻑 빠져 살았다.
“세상에는 놀 것들이 참 많습니다. 저만큼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놀았습니다. 술 마시고, 담배 피고, 골프 치며 접대도 하고요. 도박도 했습니다.”
세상 문화에 찌들어 살던 유완열 순장이 지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 건 두 번째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부터다.
“제가 건축인테리어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건물 옥상에서 카메라를 들고 작업하다가 그만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죽는 게 당연할 정도로 큰 사고였는데 카메라도 멀쩡했고, 저도 가벼운 부상만 입었습니다. 병원에서도 다들 놀랐더라고요. 그렇게 기적처럼 살아나면서 결심했습니다. 덤으로 살게 된 인생 주님을 위해 살겠다고요.”
그날 이후 유완열 순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세상에서 즐기던 것들을 모두 끊었다. 그 대신 마음 가득히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채웠다. 그때부터 그의 마음에 긍휼함이 생겨났다. 하나님을 기뻐하며, 긍휼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했다. 그리고 남을 위한 봉사와 섬김이 일상이 되었다.
크리스천이라면
손해 보고, 베풀고, 양보하고
유완열 순장은 순원들과 공동체 지체들을 위한 중보기도도 빼놓지 않는다. 혹자는 별거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의 중보기도는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 의무감이 아니라 정말로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는 애끓는 심정으로 부르짖는다.
“한번은 순원 어머님이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분을 위해 기도하는데 당장 찾아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목사님과 함께 병원에 가서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나왔는데 그 다음날 소천하셨어요. 하늘나라 가기 전에 제가 배웅해드린 셈이었어요. 또 한 번은 교수임용이 매번 좌절 되어서 실의에 빠진 순원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안 되면 고향에 내려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순원들과 함께 전심으로 그분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얼마 후 그 순원에게 교수임용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 일이 있은 이후 저의 중보기도 제목을 훑어봤는데 정말이지 하나도 안 이뤄진 게 없을 정도로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더라고요.”
유완열 순장은 예전에 다니던 교회 사람들과 함께 상황이 열악한 전국 미자립교회와 목회자들을 돕는 사역도 하고 있다. ‘생명의 샘 선교회’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주로 재정적 곤란으로 힘들어하는 미자립교회 시설을 보수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생명의 샘 선교회 활동을 자비량만으로 충당했는데, 지금은 이름 없는 여러 후원자들이 함께 도와주고 계십니다. 그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유완열 순장은 요양원 봉사도 한다. 매주 주일 요양원 세 군데를 찾아가서 주일예배를 인도한다. 기타치고, 찬양하며, 때로는 말씀을 전하기도 한다.
“주일 1부 예배를 드리고 바로 요양원으로 출발합니다. 오전 9시, 오후 2시, 오후 6시에 요양원 세 군데에서 찬양 인도를 하면서 환우들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힘에 부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환우들이 예배드리겠다고 휠체어 타고, 때로는 침대에 실려 와서 찬양하는 걸 보면 도저히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분들을 섬기러 가는 게 아니라 도리어 그분들이 저에게 힘을 줍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요양원 섬김을 할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방문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말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환우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서라도 예배드리고 찬양하러 나올 정도로 복음에 목말라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가슴 아픕니다. 그들을 누가 위로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겠습니까? 하루빨리 이 상황이 종식되어서 요양원 환우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도 사람인데 헌신적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게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힘들지 않을까?
“왜 안 힘들겠어요? 그래도 크리스천은 조금 손해 보고, 조금 더 베풀고 양보하고 사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돕고 나면 제 안에 기쁨이 가득 차서 너무 좋습니다. 하나님이 저와 평생 함께 하시고, 늘 지켜보고 계시기 때문에 기쁨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섬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제 아내는 정말 천사 같은 사람입니다. 아내 덕분에 제가 섬기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아내에게 장말 감사하고, 아내를 정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