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크리스천에게
학부모님과 선생님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꽃이 피는 3월, 학교도 새 학기를 맞이해 활짝 문이 열렸습니다. 저는 23세 아들과 고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는 학부모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20여 년 경력을 갖게 된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합니다. 학부모이자 교사로 살아오며 알게 된 것들을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학부모님께
3월은 담임선생님, 친구, 교과서, 교실 등 새로운 변화의 시작으로 아이들이 긴장하는 시기입니다. 첫 입학은 더욱 그렇죠. 그래서 3월 한 달간은 학부모님들이 아이에게 충분히 시간을 내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처음 3년이 여러 면에서 중요하듯,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진학하는 3월도 그렇습니다. 많은 변화 속에서 아이가 느끼는 긴장감을 받아주고 풀어주는 일이 정말 중요합니다. 적어도 매일 10분은 아이에게 집중해 주세요. 아이가 그날 있었던 일을 작은 새처럼 종알거릴 때,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잘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오늘도 정말 잘했어. 00야, 사랑해”라면서 온 힘을 다해 따듯하게 안아주고 말해주세요. 여러분이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아이에게도 흘려보내 주세요.
또 3월에는 학부모총회가 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과 중점사업도 알 수 있고, 아이의 담임선생님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입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학교와 자녀의 학급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기도가 더 많이 필요하답니다.
학부모 TIP!
아이의 담임선생님을 만나면 꼭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00엄마입니다.”라고 인사해 보세요. 특히 3월에는 그냥 인사만 하면 누구인지 알아뵙기가 어렵답니다.
선생님들께
선생님들, 2월부터 미리 출근해서 시업과 입학 준비하느라 애쓰셨습니다. 저도 2월에 출근했는데 아이들이 없는 교실은 추워서 난방을 틀어도 손이 시렵더군요. 최근 학교 안팎에서 사건·사고가 많아 몸은 몸대로 힘들고, 마음마저 바쁜 것 같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선생님들의 부르짖는 기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의 상처가 가득한 학교 현장을 그리고 교사와 아이들을 하나님이 긍휼히 여겨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이들 못지않게 선생님들도 새로운 시작으로 인해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합니다. 아이들 명단을 제비뽑기할 때마다 ‘두근두근 대작전’이죠. 다들 원하는 학년을 맡으셨나요? 저는 이 만남이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왜 이 반을, 이 아이를 만나게 하셨을지 계속 생각하면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 없는 자리이고, 시간이니까요.
선생님들도 학부모총회를 위해 준비할 게 많습니다. 일단 교실 정리도 해야 하고, 학급운영과 교사에 대한 소개도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이때 공식성을 활용해서 학부모님들께 여러 가지 동의를 받기도 합니다. 올 한해도 하나님이 도우시고 인도하실 것을 믿으며 담대한 마음을 가지기를 응원합니다.
교사 TIP!
3월의 아이들은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옵니다. 작년에 약간의 문제를 겪던 아이들도 ‘올해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기대합니다. 그러니 “선생님은 여러분 이름밖에 모르네요. 지금부터 여러분이 보여주는 모습대로만 기억할 거예요. 모두 새롭게 도전해 봐요. 기대할게요.”라고 말하며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주세요.
/ 최민혜 교사(부천온누리교회, 석천초등학교, <야누시 코르차크 아이들을 편한 길이 아닌 아름다운 길로 이끌기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