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코로나19가 가져온 세대별 아픔 -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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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세대별 아픔 - 노년

 2020-11-22      제13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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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세대별 아픔

 

교회가 ‘노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노인 돌봄, 디지털 교육, 감염병 예방 교육 등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생활 전반에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청소년들은 학업과 진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청년들은 더 좁아진 취업 시장 탓에 울고 싶은 심정이다. 중장년들은 골이 더 깊어진 가정문제와 갑작스러운 실직, 앞당겨진 은퇴에 갈피를 못 잡고 있고, 노인들은 더 깊숙이 파고든 외로움과 배고픔에 신음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세대별 아픔’을 주제로 각 세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드러내고, 교회가 각 세대들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그 마지막 세대는 노년이다.
/ 홍하영 기자 hha0@onnu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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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나(코로나19)가 가장 무섭지 뭐….”
며칠 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폐지를 줍던 박영광 할머니(가명, 72세)가 하신 말씀이다. 코로나19 시기를 보내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박 할머니에게는 정확한 명칭조차 발음하기 어려운 코로나19라는 전염병 감염 그 자체가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박 할머니는 기자가 건넨 유자차 한 모금도 마음 편히 마시지 못하셨다. 음료를 마시는 그 잠깐의 시간조차 마스크를 벗기가 부담되는 듯 보였다. 마스크를 살짝 집어 올려 생긴 틈으로 목만 축일 뿐이었다.
박 할머니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 시기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코로나19는 폐지를 주우며 생활하고 있는 박 할머니의 생계수단마저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문 닫는 상가들이 늘면서 폐지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반 토막 나다시피 하락한 폐지 가격은 박 할머니를 또 한 번 울상 짓게 만들고 있다.
어디 박 할머니뿐일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노년 세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상당하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은 물론이고, 무료급식소와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이 문을 닫으면서 생긴 돌봄 공백, 앞당겨진 언택트 시대에서 겪는 디지털 소외현상까지 노인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감염 우려, 돌봄 공백, 디지털 소외…
외딴섬에 갇혀버린 노년 세대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있는 노인들의 불안과 공포는 그 어떤 세대보다 극심하다. 당장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서 제공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 발생 현황’자료를 보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망률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1월 17일 기준 ‘확진자 연령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94% 이상이 60~80세 이상 노년층이다. 80대 이상이 50.81%, 70대가 31.78%, 60대가 11.54%를 차지한다. 또한 노인의 경우 다른 연령대 확진자들에 비해 여러 기저질환과 합하여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을뿐더러 완치도 어렵다. 노년 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인들이 이용하는 경로당, 노인복지관, 무료급식소 같은 시설들이 감염 우려로 인해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9월 2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15일 기준 전국 노인복지관 394곳 가운데 384곳이 휴관했다. 전국 노인복지관 중에서 단 10곳만 운영 중이라는 의미다. 경로당 사정도 마찬가지다. 전국에 설치된 경로당 6만7,192개 중에서 5만1,404곳이 문을 닫았다. 전국 경로당 중에서 76.5%가 운영 중단에 들어간 것이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은 우리나라 노년층이 가장 많이 찾는 여가 시설이기 때문에 노년 세대와 사회가 단절되는 현상이 우려된다.
이인자 집사(가명, 73세)도 수개월째 노인복지관에 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인자 집사가 다니던 노인복지관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혹시 모를 감염이 무서워 남편과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아이고, 무서워서 못 갑니다. 집밖에도 잘 안 나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노인복지관에 가겠습니까. 동네 경로당에도 예전처럼 사람들이 잘 안 모입니다. 지난 명절에 아들네가 가져온 과일을 나눠주려고 전화를 돌려서 동네 할머니들만 잠깐 모인 게 전부일 정도입니다. 노인복지관에서 만나던 사람들의 안부를 못 들은 지 꽤 됐습니다.”
노년 세대의 돌봄 공백 또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노인들이 요양보호사의 방문을 꺼리거나 반대로 요양보호사가 돌봄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시 어르신 돌봄 종사자 종합지원센터에서 서울지역 요양보호사 3,456명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714명이 “일자리 일부 혹은 전부를 중단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기간 중에 일을 중단한 요양보호사가 20%에 달한다는 의미다. 중단 사유는 ‘이용자 또는 가족의 요청’이 74%로 가장 많았다. 노년층에게 치명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노인들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노인 돌봄 공백이라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고 있다.
독거노인들은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나 생활용품을 제공하고, 집안 수리 등을 도와주던 지원 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발걸음이 줄었다. 감염을 막기 위해 방문과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할 때마다 무료급식소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각 지자체가 생활지원사를 통해 노인들에게 식사 및 마스크, 손세정제 등을 공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직접적인 가사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졌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노년 세대가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는 곳이 또 있다. 온라인 세상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재택근무, 화상 수업, 온라인 쇼핑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 공간이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언택트 시대를 넘어 ‘온택트 시대(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와 ‘온라인(Online)’의 합성어. 온라인을 통한 교육·문화·보건·편의 등의 생활 모습)’가 도래했다.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온택트 시대에서 노년 세대가 경험하는 디지털 소외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한 예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전자출입명부가 등장했다. 공공시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QR코드가 있어야 한다.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입된 방안이지만,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노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노인 돌봄 맞춤 서비스를 신청하려 해도 준비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고, 복잡한 절차 때문에 쉽지 않다. 노인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영상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집에 컴퓨터도 없고, 스마트폰 활용에 미숙한 노인들에게는 서비스를 신청하는 일마저 어려운 숙제일 수밖에 없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노인들이 외딴섬에 갇히고 있다.

 

교회가 노인과 세상의 소통창구

 

코로나19로 인해 세상과 더욱 단절되고 고립되는 노인들을 위해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교회가 노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창구가 되어줘야 한다. 교회의 다양한 자원과 사역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온누리교회에서는 고립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 사회선교부 이웃사랑팀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3~5월, 독거노인들의 끼니 해결을 돕기 위한 ‘긴급 반찬 서비스’를 제공했다. 동사무소에서 독거노인들의 명단을 받아 직접 담근 김치와 간단한 밑반찬, 간편 조리식품 등을 매주 배달했다. 대학청년부에서도 사랑愛나눔, 한가위 블레싱, 크리스마스 블레싱 등의 사역을 통해 독거노인들에게 생필품과 쌀, 먹거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온누리복지재단에서는 노년 세대를 위한 창의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누리복지재단은 온누리요양센터, 시립용산노인종합복지관, 용산구립청파노인복지센터,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 서초구립느티나무쉼터 등 여러 노인복지시설을 직영 및 수탁 운영하고 있다. 온누리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전화상담, 가정 돌봄, 문화생활 지원, 생활용품 및 방역용품 전달 등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년 세대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역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위기에 처한 노인들에게 의료전문가들이 방역수칙과 감염병 예방 교육 등을 해줬으면 좋겠다. 디지털 소외현상을 겪고 있는 노인들을 위한 교육지원도 있었으면 좋겠다. 온라인 문화생활에 탁월한 차세대와 청년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긴급 반찬 서비스와 사랑愛나눔 같은 노인 돌봄 사역도 더 많아져야 한다. 노년 세대가 더 이상 고립되지 않도록 더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작성자   홍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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