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나안을 정복하라
<여호수아> 1:1~9
/이재훈 위임목사
구약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 하나가 ‘광야 시대를 마치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시점’입니다. 그 시점이 <여호수아서>에 등장합니다. <여호수아서>에 나오는 사건들의 사실성과 역사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경의 역사성을 부정하면 껍데기밖에 남지 않습니다. 성경 66권 중에서 어느 한 권의 역사성이 부정되면 성경 전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성경 66권을 ‘정경’이라고 합니다. 정경의 울타리 안에서 가나안 정복 전쟁을 봐야 합니다. 전체 맥락에서 볼 때 이 전쟁은 ‘하나님이 명령하신 거룩한 전쟁’입니다. 하나님의 언약들이 <여호수아서>에서 그대로 성취되고 있기에 역사성이 무너지거나 이 책이 없다면 하나님 구원 역사의 다리가 끊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의롭고
의로운 ‘심판의 전쟁’
“네 자손은 4대 만에 여기로 돌아올 것이다.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가득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창 15:16).
하나님이 아직 믿지 못하는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이 번성할 것이고, 그의 후손들에게 땅을 주실 것이며, 복의 근원이 되게 하신다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사라를 통해서 분명 후손을 주시겠다고 했는데, 그는 믿지 못했습니다. 그때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하늘의 별을 보여주며 “너의 자손이 이렇게 별처럼 많아질 것”이라는 약속을 확신시켜 주시고 나서 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가득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은 장차 있을 <출애굽>과 <여호수아>에 나오는 가나안 전쟁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이집트의 종으로 팔려간 요셉이 총리가 되고, 그 가족들이 모두 애굽에 내려가서 4대 동안 살게 되면서 자손이 번성했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요셉이 고리가 되어서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이집트, 그 풍요로운 땅에서 번성했습니다. 4대 만에 이집트에서 돌아오는 과정에서 쓰임 받은 사람이 모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고 나서 가나안 족속에 대한 하나님 심판의 도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랫동안 가나안 족속의 죄악을 주목하셨습니다. 400년 동안 참고 인내했지만, 그들의 죄악이 가득 찼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출애굽 역사를 이루셨고, 가나안 족속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이루셨습니다. 그 심판의 통로가 되는 게 바로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이 ‘진멸하라’고 할 때 쓰는 히브리어 단어가 ‘헤렘’인데, ‘하나님 앞에 온전히 드린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공의롭고 의로운 심판의 전쟁이기 때문에 그 어떤 전리품도 백성들이 취하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 앞에 온전히 드려진 전쟁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나안에서 일어난 전쟁은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서 특별한 시간과 장소, 대상에게 주어진 명령입니다. 역사상 다시는 반복될 수 없고, 반복되어서도 안 되는 사건입니다.
심판과 예수님 통한
구원을 설명하는 ‘유형론’
<여호수아서>는 가나안 정복을 통해 신구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구원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가나안 정복 이야기가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서 십자가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가나안 땅에 내려지는 심판과 예수님을 통한 구원을 설명하기 위해서 ‘모형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차 오실 예수님을 소개하기 위해서 성경은 다양한 사람과 사건, 여러 제도, <레위기>에 나타난 제사법, 절기들을 사용합니다. 가나안 땅 자체가 ‘영원한 안식의 모형’입니다. 가나안 정복 전쟁 자체는 성도들의 ‘영적 전투의 모형’입니다.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때의 관문이 요단강인데, 요단강을 건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생명의 삶으로 들어가는 모형’입니다. 사실 요단강은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고, 함께 부활의 새 생명, 풍성한 삶을 누리는 변화라는 의미에서 ‘세례의 모형’입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 모형은 ‘여호수아’라는 인물 자체입니다. 여호수아가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했고, 예수 그리스도는 새 창조로 인도하셨습니다. 여호수아가 정복할 대상은 가나안 족속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죄와 사망의 권세를 정복하십니다. 여호수아는 물리적인 땅이었지만, 예수님은 새 하늘과 새 땅을 유업으로 주십니다. 여호수아가 인도했던 땅에서의 안식은 지리적이고 매우 조건적이었지만, 예수님은 궁극적이고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십니다.
“여호와의 종 모세가 죽은 후에 여호와께서 모세를 보좌하던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종 모세가 죽었으니 너와 이 모든 백성들은 이제 일어나 이 강을 건너 내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는 땅으로 가거라’”(1~2절).
모세의 죽음을 강조합니다. 모세가 죽었어도 부르심이 계속된다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모세는 죽었지만, 그의 이름은 계속 등장합니다. <여호수아서>에서 모세의 그림자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브라함과 모세는 하나님이 주신 모든 약속을 이어가는 통로입니다.
약속의 땅, 선물의 땅, 정복해야할 땅
하나님이 여호수아가 장차 이끌고 들어갈 땅이 어떤 성격인지를 먼저 설명합니다. 첫째, 이 땅은 약속의 땅입니다.
“강하고 담대하여라. 내가 조상들에게 주겠다고 맹세한 그 땅을 네가 이 백성들에게 유산으로 나눠줄 것이다”(6절).
‘조상들에게 주겠다고 맹세한 땅’이라는 것입니다. 약속의 땅입니다. 그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4대 전에 이미 약속된 땅이고, 그 땅이 많은 자손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신실하게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이시고, 이 땅은 하나님의 약속이 담겨있는 땅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이 땅은 또한 선물의 땅입니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유산으로 주시는 땅으로 들어가 차지할 것이다”(11절).
그 땅은 하나님 은혜의 약속을 따라 주어지기 때문에 선물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갈 때만 얻을 수 있는 땅이기에 선물입니다.
셋째, 이 땅은 정복해야 할 땅입니다. “내가 모세에게 말한 대로 네가 네 발로 밟는 곳마다 네게 줄 것이다. 광야와 레바논에서부터 커다란 유프라테스 강과 헷 사람의 온 땅과 해지는 서쪽 대해까지 네 영토가 될 것이다”(3~4절).
가장 넓은 영토를 의미합니다. 이 땅은 약속을 따라 주시는 선물이며, 동시에 정복해야 하는 땅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선물로, 은혜로, 약속을 따라 주시는 땅인데, 우리가 싸워서 이겨야 하는 땅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해주시고, 친히 싸워 주셔서 우리는 하나님을 따라가기만 하면 선물로 승리를 얻을 수 있는데, 그때 이 둘이 조화됩니다. 하나님이 친히 싸워 주시는 전쟁입니다. 우리는 순종만 하면 용사이신 하나님이 앞서 싸워 주시고, 그들을 쫓아주시는 전쟁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얻은 영생은 선물입니다. 하나님의 은사 곧 선물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영생입니다. 영생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요한계시록> 2장 10절에서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고 하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우리가 죽도록 싸워서 얻어야 할 면류관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편에서는 선물이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면류관이기도 합니다. 그 땅을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미 주셨습니다. 이미 약속하셨기 때문에 승리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순종하며 싸워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얻는 구원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이 이 전쟁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나님이 이미 주신 승리를 위해서 <여호수아> 1장의 명령이 주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주신 말씀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세상 속에 있는 가나안을 정복하기 전에 너의 가나안을 정복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강하고 담대하게 순종해야 합니다. “네 평생 너를 당해 낼 자가 없을 것이다. 내가 모세와 함께했던 것처럼 너와도 함께할 것이다. 내가 결코 너를 떠나지 않으며 버리지 않을 것이다. 강하고 담대하여라. 내가 조상들에게 주겠다고 맹세한 그 땅을 네가 이 백성들에게 유산으로 나눠 줄 것이다. 오직 마음을 강하게 먹고 큰 용기를 내어라. 내 종 모세가 네게 준 율법을 다 지켜라. 그것에서 돌이켜 좌우로 치우치지 마라.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잘될 것이다”(5~7절).
앞으로 전쟁을 해야 해서 강하고 담대하라는 맥락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큰 용기를 내라”는 말씀 이후에 “모세가 네게 준 율법을 다 지켜라. 치우치지 마라. 순종하라”고 합니다. 그 담대함은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주신 율법책을 주야로 묵상하고, 그 안에 기록된 대로 행하는 데 필요한 용기, 담대함,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이미 약속한 땅이고, 선물로 주신 땅이고, 승리가 보장된 땅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앞서 주시는 데 필요한 조건은 순종입니다. 순종을 방해하는 게 가나안입니다. 가나안은 내 안에 있는 불순종, 우상, 유혹, 하나님 은혜를 망각하는 어리석음입니다. 내 안에 있는 가나안을 먼저 정복해야지만, 대적들에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 전쟁은 대적들과의 전쟁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가나안을 정복하는 전쟁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담대히 순종할 때 적이 무섭지 않게 됩니다. 담대하고 용기 있게 순종하는 여호수아를 통해 승리가 주어집니다.
둘째,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의지하라입니다.
“네 평생 너를 당해 낼 자가 없을 것이다. 내가 모세와 함께했던 것처럼 너와도 함께할 것이다. 내가 결코 너를 떠나지 않으며 버리지 않을 것이다”(5절).
“내가 네게 명령하지 않았느냐? 강하고 담대하여라. 두려워하지 말고 낙심하지 마라. 네가 어디를 가든 여호와 네 하나님이 너와 함께할 것이다”(9절).
여호수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말씀에 대한 담대한 순종이고, 하나님에 임재하심에 대한 신뢰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중요한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하심입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연약함이 강함이 될 것입니다. 지혜가 부족하면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소심하고 유약하다면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여호수아> 1장은 단순한 리더십 교체가 아닙니다. 말씀을 붙잡고 담대히 순종하며 내 안에 있는 가나안을 정복할 때 하나님이 약속하신 유업을 이 땅에서도 우리가 누릴 것입니다. 임마누엘 하나님을 의지하며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으려면 믿음을 가지고 담대하고 순종하기를 축원합니다.
/ 정리 김남원 부장 one@onnuri.org